달리기를 할 때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게됩니다. 설렁설렁 뛸때는 옆에 같이 뛰는 친구와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호흡을 할 수 있지만 속도를 빠르게 한다던가 오르막을 오를 때면 내 몸이 심장과 폐로만 이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격한 호흡을 하게 됩니다.
달리기 하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 얘기를 잠깐 해보려고 합니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달리기 씬이 나옵니다. 10km 달리기 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봉태규가 김아중에게 달리기 중 호기롭게 호흡법이 중요하다며 "습습후후" 호흡법을 가르쳐주는 걸 핑계로 플러팅을 합니다. 김아중은 달리기를 좀 해봤는지 플러팅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만의 안정적인 호흡법으로 달리기를 이어갑니다. 달리기 후반부에 봉태규는 호흡이 무너져서 기어서 들어오고 김아중은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은 호흡을 유지하며 골인합니다. 영화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네요.
전문적인 달리기 코칭에서 좋은 호흡법이라는게 있겠지만 저는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은 없습니다. 그저 특이하지 않은 일반적인 호흡법으로 즐겁게 달리고 있습니다. 제 호흡법이 저 "습습후후" 방법인 것 같습니다.
발구름 하나가 1박자로 치고, "왼발-오른발-왼발-오른발" 이렇게 4박자에 각 발을 맞춰서 "습-습-후-후" 를 맞춥니다. 실제로 지금 달리는 상상을 하며 숨소리를 내보니 "하-아-후-우" 에 가깝네요. 이렇게 달리미 모두 자기만의 호흡법이 있을 것 입니다.
"습습후후" 호흡법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몇가지 호흡법이 더 있습니다. "습습후후" 호흡법은 비대칭 호흡법입니다. "하-아-" 첫 2박자에 걸쳐서 들숨을 하게 되는데 이때 각 박자의 들숨의 강도가 조금 다릅니다. "하"에서 더 크고 "아" 에서는 좀 약합니다. 그 다음 날숨 "후-우-" 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후"에서 강하고, "우"에서 조금 약해집니다. "하-아-후-우-" 가 "강-약-강-약-" 으로 이루어집니다. 즉, 같은 발에서 강한 호흡이 반복됩니다. 왼발에서 강한 들숨과 날숨이 반복되고, 오른발에선 약한 들숨과 날숨이 반복됩니다. 이 숨이 섞이지가 않습니다.
어떤 종류의 운동을 할 때 이 대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언젠가 알게됐습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한 용어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게 있다 정도만 어디서 줏어 들었습니다. 골프, 테니스, 탁구 등 라켓 운동이 대표적인 비대칭 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등산, 자전거, 수영, 달리기 등은 반대로 대칭운동 입니다. 잉? 위에선 달리기가 비대칭 운동이래놓고, 여기선 대칭운동이라고? 이래서 전문가가 아니라는 겁니다. 세부적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호흡법으로만 보면 비대칭이라는 의미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다른 호흡법을 쓰기도 합니다. 4박자 호흡이 아니라 3박자 호흡이 그것 입니다.
"하-아-후-우" 이렇게 4박자에서 2박자씩 들숨과 날숨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후-우-" 이렇게 3박자로 호흡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왼발과 오른발의 2박자와 호흡법 3박자가 섞입니다. "하-"에서 들숨, "후-우-" 에서 날숨입니다. 들숨은 한박자로 빠르고 강하게 하고, 날숨은 첫박자에서 강하게 뱉어내고 나머지 한박자에서 한번 더 쥐어 짜듯이 뱉어냅니다. 그러면 그 다음 들숨에서 신기하게도 큰 힘 들이지 않고 들숨을 할 수 있습니다. 날숨의 두번째 박자에서 쥐어짜듯이 뱉어냈기 때문에 횡경막은 자연스러울 때와 비교해서 텐션이 높아져있는데 이 것이 자연스러운 위치로 자동으로 오기 때문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들숨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숨을 크게 들이마셔서 산소를 몸에 들어오게 하는게 아니라, 숨을 크게 뱉어냄으로써 평상시의 숨으로 자동으로 들숨이 들어오게 하는 것입니다.
이 호흡법은 수영의 호흡법을 참고해서 제가 사용하는 것입니다. 수영의 호흡에서는 능동적으로 들숨을 들이마시는 것이 아니라 세게 뱉어냄으로써 자연스럽게 평상시의 숨이 자동으로 들어오게 하는 호흡법을 사용합니다. 그게 더 빠르고 편안한 호흡이 되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하며 호흡을 할 때 뱉어내는 호흡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데 글이 길어졌습니다.
또 갑자기 자동차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배기량은 자동차의 엔진에서 연소가 이루어지고 난 후 배출되는 가스의 양입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2000cc, 1600cc 등이 그것입니다. 엔진의 크기를 나타내기도 하고 엔진의 힘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정확한 분류법은 아니지만 차의 크기나 급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여기선 그것을 논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자동차를 대표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배기량 이라는 것입니다. 힘 자체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이 뱉어낸 양으로 힘을 표현하는 것이 신기합니다. 제가 끼워 맞춘 이야기라서 그렇게 표현하는 다른 이유가 분명히 있긴 있을 것입니다.
자동차 엔진, 즉, 내연기관은 흡입-압축-폭발-배기 이렇게 4행정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마지막 배기 단계에서 가스가 배출됩니다. 마치 달리기 호흡할 때 4박자 호흡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달리기를 할 때 발을 구르는데 회전운동이기도 하고 상하운동이기도 합니다. 내연기관의 피스톤이 상하운동을 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좀 억지스럽게 끼워 맞추다 보면 우리 몸이 마치 하나의 커다란 엔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밥을 먹는 것은 주유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호흡을 하는 것은 연소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피스톤이 상하운동을 하고 크랭크를 회전시켜서 자동차가 앞으로 직선운동을 하는 것 처럼 다리를 상하, 전후 운동을 해서 결국 회전운동을 하면 우리 몸은 주로에서 직선운동을 하지요. 이 비유는 달리기 보다 자전거에서 더 정확하게 들어맞습니다. 자전거 동호회에서는 실제로 "엔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에게 "엔진이 좋다" 라고 표현을 합니다. 저는 이렇게 비유가 꼭 들어 맞는 것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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