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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광교호수공원 러닝 신대호수 주로(走路)

달리기는 수영처럼 수영장 이용료가 들지도 않고 시간을 지킬 필요도 없습니다. 길만 있으면 그만입니다. 달리기 하기 좋은 길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달리기 하기 좋은 길로는 강과 호수 만한게 없습니다.


한강을 비롯해서 전국 어디를 가도 왠만한 하천에는 산책로 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서울에 살고 한강과 가깝다면 한강만큼 달리기 좋은 곳은 단언컨데 없습니다. 최고입니다. 탁 트인 강과 넓고 끝없이 이어진 길, 같이 달리는 사람들. 딱 하나의 단점은 자전거도 아주 빠르게 달린다는 것입니다. 같이 취미생활을 즐긴다는 동업자 정신이 필요합니다. 자전거를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번째로 호수공원이 있습니다. 제가 달려본 호수공원은 석촌호수공원, 일산호수공원, 광교호수공원이 있습니다. 줄여서 석호공, 일호공, 광호공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강변길을 달리면 어딘가를 찍고 다시 돌아오는 식으로 루트를 계획합니다. 예를 들면 잠실한강공원 신천역 굴다리에서 올림픽대교를 찍고 오면 왕복 5km가 됩니다다. 호수공원의 경우는 몇 바퀴를 돌았는지로 계산을 합니다. 석촌호수를 한바퀴 돌면 2.5km 가 됩니다. 석촌호수공원은 한바퀴가 다소 짧기 때문에 2바퀴를 돌기도 합니다. 일산호수공원은 한바퀴가 5km고 광교호수공원은 신대호수가 약4km, 원천호수가 약3km 입니다. 호수 하나만 돌지 두개를 모두 돌지에 따라서 달리기 루트는 아주 많아집니다.


오늘은 광교호수공원을 달리면서 달리는 주로가 어떤 분위기인지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광교호수공원. 2개의 큰 호수가 있고 호수 둘레길이 있고 가운데 에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광교호수공원은 원천호수와 신대호수 두개의 호수가 합쳐져서 큰 공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두 개의 호수 둘레에 달리기 주로가 아주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크게 ㅇㅡㅇ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석촌호수의 경우는 동(동)호와 서(서)호로 나뉘어 져있지만 실제로는 가운대가 붙어있지 않기 때문에 0자 모양이라고 봐야합니다.


두 호수의 주로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원천 호수 주위로는 돗자리 깔고 앉아서 쉴 수 있는 잔디도 있고 비를 피할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카페와 맥주집도 있습니다. 을지로의 핫플레이스인 만선호프라는 상호의 맥주집이 있을 정도입니다. 같은 체인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원천호수가 연인들의 데이트 산책 코스 분위기라면 신대호수는 동네 주민들 위한 산책로 분위기 입니다.


둘의 차이를 한강 공원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원천호수는 여의도한강공원이나 반포한강공원 사이를 지나는 주로이고 신대호수는 동호대교, 성수대교, 영동대교 남단의 주로 입니다.


저는 광호공에 달리기를 하러 올때 주로
차를 타고 옵니다. 집에서 부터 광호공까지 걷거나 뛰어서 오는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비유하자면 맛있는 것만 먹고 싶은 그런 심리입니다. 오늘은 신대호수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신대호수 주변에는 주차장은 총 3곳이 있습니다. 모두 바로 주로로 연결되는 주차장입니다.

 

신대호수 주변 주차장 3곳

 

광교복합체육센터 앞 주차장은 나머지 2개와 동일한 이용요금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사진의 맨 오른쪽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했습니다. 요금이 아주 저렴합니다. 하루종일 5000원! 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돗자리와 캠핑의자 등을 가지고는 왠만큼 걸어서는 한강공원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없습니다. 그런 분위기는 아예 원천호수로 가야합니다. 그래서 이 주차장은 운동 할 사람만을 위한 주차장입니다.

 

신대호수 공영주차장 요금안내. 3시간 이내 1000원.

 

주차를 하고 큰 다리 밑으로 걸어 내려오면 신대호수 주로가 바로 나옵니다. 여기가 출발지점 입니다.

 

주차장에서 주로로 나오면 자동차 진입을 막는 바리케이드가 있습니다. 여기가 출발점.
주차장과 출발지는 빨간 동그라미 친 곳입니다.

 

보통 트랙이나 둘레길은 반시계방향으로 돕니다. 아무렇게 돌아도 상관 없습니다. 트랙의 경우 인간의 심장이 왼쪽에 있기 때문에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심장이 그리는 원이 더 작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이유가 있겠지요.
달리기를 시작하면 넓은 주로 때문에 시작부터 기분이 좋습니다.

 


작은 오르막도 두어개 있습니다. 오르막이 있다는 얘기는 내리막이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최근 밤에 한번 아침에 한번 달리기를 해서 아침사진과 밤사진이 모두 있습니다. 초가을 아침 러닝은 정말 너무 행복합니다. 햇살과 초록초록 풀나무들 감상하느라 힘이 들 틈이 없습니다.

 

 


닌텐도의 대표 게임 '젤다의 전설'의 모티브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작자인
미야모토 시게루가 어린 시절 동네 뒷산에 갔다가 거기서 동굴을 발견하고 그 안을 탐험하며 느꼈던 몽환적인 감정이 게임 제작의 모티브였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제가 광호공을 처음 왔을 때는 밤이었고 코스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그저 한바퀴만 머리 속에 넣고 왔었습니다. 한창 코스 구경을 하며 한바퀴를 달리다가 풀숲 사이로 뭔가 동글동글 불빛이 있었어요. 너무 신기해서 멈춰서 나무 사이로 고개를 왔다갔다 하며 보다가 왼쪽에 작은 계단이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가니 작은 다리가 하나 있고 그 양 옆으로 동글동글 조명이 호수 위에 떠있었습니다. 안개가 자욱 하기도 했고 사람도 없는 밤에 저 혼자 이 광경을 보며 얼마나 감동을 했는지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를 처음 발견하고 젤다 모티브 이야기가 떠오르더라고요 뭔가 게임 속 환상의 장소로 워프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한창 달리다 보면 왼쪽에 작은 계단길이 있는데 나무 사이로 신비로운 조명이 간간히 보입니다.
작은 계단길을 내려가면 몽환적인 분위기의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여기는 안개낀 밤에 혼자서 봐야 감동이 몰려옵니다. 밤에 일정 시간에만 열리는 이벤트 장소. 게임 속 컨셉 같습니다. 실제 이름은 "요정의 숲"이 아니고 "정다운 다리" 네요.

 

 

현실 속 게임 이벤트를 마치고 또 달리기를 시작하면 넓은 광장도 나옵니다. 낮에는 파란 하늘과 초록 잔디가 어우러져서 너무 멋있습니다.

 

 

한창 공사 중이었던 광교복합체육센터도 거의 다 지어진 것 같습니다. 공사 중 일때는 센터 오른쪽으로 둘러서 임시 주로가 있었습니다. 공원 밖으로 나갔다 오는 길이라 좀 별로 였는데 이제 공원 안 쪽으로 계단길이 만들져 있습니다.

 

사람 마다 달리기 취향이 다른데요. 트랙을 좋아할 수도 있고 꼬불꼬불 길을 좋아할수도 있습니다. 오르막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는데 제 경우가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주로를 좋아합니다. 정신없이 헐떡거리며 오르막을 올랐다가 내리막에서 바람을 맞는 기분이 참 좋습니다.
이렇게 한바퀴 돌아서 다시 출발지점이 가까워지면 저 멀리 처음  봤던 바리케이드가 보입니다. 숨을 고르며 도착하고 시계를 스탑하면 달리기가 끝이 납니다.

 

출발할 때 봤던 바리케이드

 

차를 타고 달리기를 하고나면 땀이 범벅인 채로 차에 타야할텐데요. 차를 아낀다면 이게 너무 싫겠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수건을 가지고 가서 땀을 닦아도 봤지만 시트에 땀에 묻는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보니 일회용 비닐 시트가 있었습니다. 만원에 100장 정도입니다. 이것저것 해봤지만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대호수는 한바퀴가 딱 4km 입니다. 달리기를 안해보셨다면 걸어도 한시간 안으로 한바퀴를 돌 수 있을 거리니 두려워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더위 끝난 초가을 날씨에 편한 옷 입고 기분 전환하기 딱 좋습니다.
이번에는 신대호수를 소개드렸습니다. 다음번엔 전혀 다른 색깔의 원천호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낮에 찍었던 사진이 너무 멋져서 몇장 더 올리며 이번 달리기 글은 마무리 하겠습니다.